특전사령관에 "문 부수고 끄집어내라" 지시 등 계엄 사실관계 전반 인정
윤석열·김용현 '내란 집단' 규정…'후속조치 가담' 박성재 사건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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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당시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하는 등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류경진 부장판사)는 12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장관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이날 열린 선거공판에 이 전 장관이 출석해 있다. 2026.2.12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 1심에 이어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 사건 1심 재판부도 '12·3 비상계엄은 내란'이라고 못 박았다.
이러한 판단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사건 1심 선고에 어떤 영향을 줄 지 관심을 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류경진 부장판사)는 12일 오후 이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7년을 선고하면서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장관 등이 내란 행위를 일으켰다"고 판단했다.
이날 재판부는 2024년 12월 3일 밤 윤 전 대통령이 군·경 지휘부에 내린 지시와 군 병력과 경찰의 국회 및 선거관리위원회 등 투입에 관련된 사실관계를 비교적 상세하게 짚었다.
재판부는 특히 윤 전 대통령이 계엄 당시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 전화해 "아직 의결 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은 것 같다", "문을 부수고 들어가 밖으로 끄집어내라"는 취지의 지시를 했다고 인정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재판 내내 그런 지시를 내린 적이 없고 곽 전 사령관이 지어낸 말이란 취지로 주장해왔으나, 재판 과정에서 나온 증거를 종합할 때 윤 전 대통령이 실제 이런 지시를 내린 것이 맞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당시 계엄군은 국회 본관 유리창을 깨는 등의 방식으로 내부로 진입했다. 이러한 장면은 방송을 통해 생중계됐다. 일부 군 병력과 경찰은 상관 지시에 따라 선관위에도 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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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하는 등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1심 선고가 열린 12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2026.2.12 pdj6635@yna.co.kr
재판부는 이런 사실관계를 토대로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등의 행위가 형법상 내란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다.
형법 87조는 내란을 '대한민국 영토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행위'로 정의한다. 즉, 내란죄가 성립하려면 '국헌문란'이라는 목적과 '폭동'이라는 행위 등 내란죄의 두 가지 핵심 구성요건이 모두 충족돼야 한다.
재판부는 당시 드러난 사실에 비춰 "윤석열과 김용현 등은 국회와 야당 당사, 언론사를 물리적으로 봉쇄해 이들의 기능을 마비시키거나 독립된 헌법기관인 선관위를 영장 없이 압수수색하고자 했다"며 국헌문란의 목적이 성립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는 헌법의 대의제 민주주의, 민주적 기본질서에 규범적 효력을 상실하게 하고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인 국회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려는 국헌문란 목적 아래 이뤄진 행위들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나머지 구성요건인 '폭동'과 관련해선 전두환 신군부 내란 사건에서도 나온 대법원 판례를 들었다. 당시 대법원은 '폭동'에 대해 "일체의 유형력 행사나 외포심(공포심을 느껴 의사결정 및 실행의 자유가 방해된 심적 상태)을 생기게 하는 해악의 고지를 의미하는 최광의(最廣義)의 폭행·협박을 말하는 것으로써, 이를 준비하거나 보조하는 행위를 전체적으로 파악한 개념이며, 그 정도가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위력이 있음을 요한다"고 판단했다.
이날 재판부는 "윤석열과 김용현 등이 일련의 지휘체계에 따라 집단적으로 다수의 군 병력과 경찰력을 동원해 국회, 선관위를 점거·출입 통제하고 그 활동을 제한하려 한 이상, 이들은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다수인이 결합해 유형력을 행사하고 해악을 고지함으로써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위력이 있는 폭동, 즉 내란 행위를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등을 일러 '내란 집단'이라고도 표현했다.
앞서 한 전 총리를 심리한 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도 "12·3 비상계엄 선포와 이에 근거해 위헌·위법한 포고령을 발령하고 군 병력 및 경찰 공무원을 동원해 국회, 선관위 등을 점거·출입 통제하는 등의 행위는 형법 87조에서 정하는 내란 행위에 해당한다"고 규정하며 "12·3 내란"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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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원형민 기자 =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류경진 부장판사)는 12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circlemin@yna.co.kr
재판부는 나아가 이 전 장관 역시 그 내란 집단의 구성원으로 내란 행위에 가담했다고 봤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단전·단수 조치 지시 문건과 이행 지시를 받고, 소방청장에게 단전·단수에 대한 협조 지시를 함으로써 내란 중요임무에 종사했다는 것이다.
특히, 단전·단수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죄책을 진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내란집단이 구체적으로 계획한 개별적 폭동 행위 전부에 대해 사전에 모의하거나 여기에 관여한 바가 없다고 해도, 내란 집단의 구성원으로서 전체 내란 행위에 포함되는 개개의 행위에 부분적으로 참여해 내란 행위에 가담했음이 인정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일련의 폭동 행위로 인해 기수(범죄 행위가 완료된 상태)에 이른 내란죄의 죄책을 면할 수 없고, 이는 개개 행위의 결과가 발생하지 않은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그 이전 전두환 신군부 사건에서도 이런 법리를 들어 내란 가담자들을 단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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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한 전 총리 사건 재판부에 이어 이날 이 전 장관 재판부 역시 비상계엄은 내란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서 오는 19일 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가 심리하는 윤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선고공판에서도 같은 판단이 나올지 주목된다.
내란 특별검사팀은 12·3 비상계엄을 "반국가세력에 의한 중대한 헌법 질서 파괴 사건"으로 규정하며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한 바 있다.
이날 선고로 계엄 당시 국무위원 2명에게 1심에서 유죄가 인정되면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선고 결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비상계엄 선포 후 법무부 간부 회의를 소집해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을 검토하고, 교정시설 수용 여력을 점검하는 등 내란 후속 조치에 가담했다고 본다.
박 전 장관 측은 "법무부 장관으로서 해야 할 일을 했을 뿐 내란 중요임무 종사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계엄 후속 조치를 내란 가담 행위로 볼 수 있다고 본 이날 재판부 판단 아래 특검팀의 공소사실이 그대로 인정된다면 박 전 장관 역시 유죄와 함께 실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전 장관을 심리하는 재판부는 한 전 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23년의 중형을 선고한 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다.
already@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2월12일 18시23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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