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랑 다 타버린 태화강 물억새 명소…축구장 5개 면적 소실

4 weeks ago 3

현장엔 메케한 냄새만 가득…주변 CCTV 분석 중인 경찰, 실화·방화 가능성 조사

이미지 확대 불에 난 물억새 군락지

불에 난 물억새 군락지

[촬영 김근주]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아이고, 홀랑 다 타버렸네. 그래도 뿌리가 살아 있어서 봄이면 금방 새순이 돋을 겁니다."

25일 오전 11시 찾은 울산 북구 태화강 물억새 군락지에는 누런색으로 가득 차 있던 곳곳이 검은색으로 변해있었고, 메케한 냄새가 강바람을 타고 날아왔다.

군데군데 불에 탄 곳마다 학교 운동장 크기만큼 물억새가 사라져 버린 모습이었다.

바로 옆 강변에서 있던 한 낚시꾼이 "추울 때는 억새밭 밑에 웅크리고 앉아 바람을 피했는데, 홀랑 다 타버려서 아쉽다"고 털어놓자, 산책하던 다른 한 시민은 "뿌리가 살아있어서 금방 새순이 날 것"이라고 일러주기도 했다.

전날 저녁 7시 26분쯤 태화강 물억새 군락지에선 명촌교 인근을 중심으로 5∼6곳에서 비슷한 시간대 불이 났다.

건조특보가 내려져 억새가 바싹 마른 상태에다가 강바람까지 때때로 강하게 불어 불길은 삽시간에 퍼졌다.

불길이 띠를 형성한 듯 확장하면서 인근 도로와 아파트 단지에서 이를 목격한 시민 신고가 80여건 울산소방본부에 접수됐다.

이미지 확대 불에 탄 물억새 군락지

불에 탄 물억새 군락지

[촬영 김근주]

소방 당국은 진입로가 좁아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차량 50대와 인력 180여 명을 동원해 1시간가량 만에 화재를 진압했다.

소방 당국이 추산한 피해 면적은 3.5㏊로 축구장 5개 정도 크기다.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실화와 방화 등 여러 가능성을 두고 조사 중이다.

명촌교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현장에선 캠핑용 버너 등을 수거했으며, 화재와 연관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태화강 하구 물억새 군락지는 2006년 조성되었으며 전체 면적은 21만5천800여㎡에 달한다.

가을이면 성인 키보다 크게 자란 억새가 은빛 물결을 이루는 데다가 도심 속에 있어 많은 시민이 찾는 명소다.

이미지 확대 불에 탄 물억새 군락지

불에 탄 물억새 군락지

[촬영 김근주]

canto@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1월25일 13시29분 송고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