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VIBE] 노석준의 메타버스 세상…테크노크라시와 첨단기술 공화국-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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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2024년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00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으로 한국 문화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주간으로 게재하며 K컬처팀 영문 한류 뉴스 사이트 K바이브에서도 영문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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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석준 RPA 건축연구소장

[본인 제공]

◇ 플랫폼 자본주의: 시장이 아니라 '영지'의 탄생

고전적 자본주의에서 시장은 이론적으로 자유로운 물건 교환의 공간이었다.

그러나 플랫폼 자본주의에서 시장은 플랫폼 내부에 존재하는 철저하게 시스템적으로 설계된 가상의 디지털 공간이 된다. 예를 들면 구글 서비스를 사용하려면 플랫폼에 가입해야 한다. 그런 다음 구글의 이용약관과 여러 종류의 규칙에 동의하고 회원이 된 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회원이 되는 과정은 그렇게 중요하게 보이지 않는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테슬라의 플랫폼으로 들어가야 한다. 다른 플랫폼 서비스와 같이 로그인하고 회원이 되어 제공하는 서비스를 사용자로서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존재하는 플랫폼과 앱은 가상공간 내에서 엄청나게 많은 수가 존재하겠지만 그중 가장 영향력이 있는 플랫폼은 'M7'(거대 빅테크 플랫폼 일곱개 기업을 일컫는 Magnificent 7의 준말로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엔비디아·메타·테슬라)같은 플랫폼일 뿐이다. 결국 이것이 플랫폼 봉건시대의 절대 영주의 영지다.

플랫폼 영지 공간의 성격은 그곳에 들어가게 되면 설계해 놓은 방식대로 움직여야 하는 매우 폐쇄적인 공간이다. 여기서는 어느 면에서는 매우 규율적이고 제한적인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실제 활동의 영역성은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열려 있는 거부하기 힘든 거의 무한대의 확장성을 보여주고 있다.

결코 중세 봉건시대에서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놀라운 물리적 지리적 영역성의 확장성을 가지고 보여주고 있다.

플랫폼 영지에서는 사용자들에 의한 모든 종류의 생산, 소비 그리고 거래가 가능하고 그곳 거래의 규칙은 플랫폼이 정하며 분쟁 해결 역시 플랫폼이 담당한다. 규칙은 매우 엄격해 그 규칙에 벗어나게 되면 자격을 박탈하게 된다. 사실은 이미 견고하게 알고리즘적으로 정교하게 설계돼있기 때문에 정한 규칙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창조적 생산물인 동영상이나 글 그리고 이미지 등 같은 창작물의 업로드 같은 경우는 더욱 엄격하다고 할 수 있다. 딥페이크나 가짜 뉴스나 아니면 실제 현실사회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틱톡 등 창작물이 어느 정도의 규범을 따르지 않으면 퇴출을 당할 수 있다.

결정 과정은 일방적이며 퇴출을 위한 민주적인 절차를 거치지는 않는다. 결정의 속도 또한 매우 빠르다.

이러한 일방적 처벌은 속도 또한 중세 봉건시대에 영주의 말이 곧 법이 되는 것과 비슷한 성향을 띤다고 할 수 있다.

이미 언급했지만, 여기에서의 사용자는 우리가 일상에서 부르는 고객이 아니라 플랫폼의 영지민 또는 농노에 가깝다. 떠날 수는 있지만 이처럼 완벽하고 매력적인 디지털 영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떠나는 순간 도태될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플랫폼 외 대체지는 매우 제한적이다. 또한 규칙에 이의 제기는 거의 불가능하며 이의 제기에 대한 결과물인 계정 정지는 사실상 플랫폼에서의 추방이다.

그래서 거듭 강조하지만 이 구조에서 플랫폼은 더 이상 기업이 아니다. 플랫폼은 플랫폼 기업의 오너와 이사회의 사적 영지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 소유에서 접근으로…봉건적 관계의 핵심 전환

일반적으로 중세 봉건주의의 핵심은 토지를 소유하지 못한 농노가 영주에게 사용권을 부여받았다는 점이다. 영주가 제공한 땅에서 죽도록 노동하고 높은 세금을 내는 한편 봉건 영주는 그들을 지켜주는 공생적 관계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관계는 매우 종속적인 관계이며 현대의 민주적 사회와는 거리가 멀다고 하겠다.

중세 봉건제의 법과 규칙은 국가의 공적 법이 아니라 영주가 소유한 사적 권력이었다. 플랫폼 자본주의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매우 유사하게 나타난다.

중세 봉건제에서는 법은 문서가 아닌 관습 즉 공동체가 '기억하는 규칙'이다. 영주가 필요에 따라 임의로 변경할 수 있으며 농노를 사전 경고 없이 처벌할 수 있다.

플랫폼 자본주의에서는 법은 문장이 아니라 프로토콜, 코드, 모델 그리고 이용약관이다. 이러한 규칙이 자동 집행되는 것이다. 중세의 법과 플랫폼의 법은 사용자가 이해하거나 개입할 수 없고 일방적으로 적용된다는 점이다. 중세 영주가 '생산물'을 빼앗았다면 플랫폼은 '데이터와 수익'을 가져간다.

이처럼 아이러니하게도 플랫폼 자본주의에서도 중세 봉건 사회구조와 같은 동일한 전환이 일어난다.

먼저 플랫폼 사용자인 개인은 데이터를 소유하지 못하고 알고리즘은 공개되지 않는다. 물론 일부 오픈 소스로 제공되는 경우는 존재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어떤 목적성을 가지고 오픈을 하는 것이다. 영지로 끌어들이기 위한 사업적 전략일 뿐 궁극적인 인본주의적 방식은 아니다.

접근 권한은 플랫폼 영주에 의해서 언제든 철회할 수 있다.

더 이상 칩을 소유하지 않고 소프트웨어를 구매하지 않으며 제공하는 서비스를 만들어낸 규칙 아래서 사용만 하게 되는 것이다.

플랫폼 영주에게서 접근(access)을 허가받고 가상공간을 임대한다. 그곳에서 경제 활동을 하거나 창작물을 포스트한다. 일정의 임대료를 내고 수익이 발생했을 시에 정한 일방적 룰을 거쳐서 플랫폼과 수익을 나누게 되는 것이다. 플랫폼 영지로의 접근에는 소유의 권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허가(permission)일 뿐이다.

◇ 노동의 봉건화, 자유 계약의 신화 붕괴

근대 자본주의 그리고 산업혁명 시대 이후에서 노동자는 법적으로는 자유로운 계약 주체였다. 회사에 이직하며 새로운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플랫폼 노동에서는 이 자유가 단지 형식으로만 남을지도 모른다.

한번 특정 플랫폼에서 퇴출당하면 다시 그 플랫폼으로 재가입이 어려워진다.

플랫폼에서는 일반적으로 알고리즘이 업무 배분을 결정하고 평점 시스템이 사용자의 퇴출 여부를 결정하며 규칙의 적용은 플랫폼 측으로부터 일방적으로 변경된다.

앞으로 미래에는 그러한 작업은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이 알아서 처리해준다. 인공지능은 점점 진화하게 되어 더욱 많은 데이터를 더욱 빨리 처리하게 된다. 그렇게 배분되는 업무와 평점 시스템은 인공지능에 의해서 더욱 치밀하게 계산되고 집행될 것이다.

그 의미는 이제 플랫폼 봉건주의 지배력은 인공지능의 치밀한 분석과 새로운 시스템의 설계에 의해서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세 봉건사회에서는 봉건 영지를 떠나면 생존을 보장받을 수 없을 정도로 힘든 환경이었다.

플랫폼 봉건사회에서 플랫폼 사용자와 노동자는 플랫폼에서 퇴출당하면 다시는 그 플랫폼으로의 접근이 어려워진다. 이것은 중세 농노가 봉건 영지에서 퇴출당하면 겪게 되는 경험과 유사하게 일어날 것이다.

인간은 고대에서부터 법과 규칙을 만들어왔다. 관료제를 탄생시켜 지배층의 철학을 지속해 실행시켜왔다. 비록 법의 집행이나 법의 성격이 우리가 알고 있는 현대 사회의 민주주의나 인본주의와는 차이가 있지만 그 형식과 실행의 방식은 거의 유사하다고 할 것이다.

이것은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기술혁명 그리고 정보기술 혁명 그리고 금융혁명 등을 거쳐서도 그 원형적 법이 만들어지고 집행의 방식은 점점 민주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져 온 것이 사실이다.

중세 봉건 사회에서도 법은 왕이나 영주의 재량에 크게 의존했지만, 법과 집행은 고대와 같이 엄격히 만들어지고 실행돼 왔다.

하지만 거대 기업들이 지배하는 플랫폼 자본주의에서는 이러한 법은 점점 후퇴한다.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이용약관, 커뮤니티 가이드라인, 내부 정책이다. 그러한 것이 하나의 알고리즘의 과정에 숨겨져 있으며 그것은 경중을 판단하기 어렵게 교묘히 플랫폼 영주에게 매우 유리하게끔 숨겨져 있는 것이다.

그것은 매우 일방적이며 중세 봉건사회 영주와 거의 맞먹는 일방적 힘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

또한 이 규칙은 공개적 합의의 결과가 아니며 민주적 정당성을 요구받지 않고 언제든 수정될 수 있다. 그러한 것의 동의를 해야만 하는 강제성이 가해져 있는 것이다.

노석준 RPA 건축연구소 소장

▲ 메타버스 및 가상현실 전문가 ▲ 미국 컬럼비아대ㆍ오하이오주립대ㆍ뉴욕 파슨스 건축학교 초빙교수 역임 ▲ 고려대 겸임교수 역임 ▲ 현대자동차그룹 서산 모빌리티 도시개발 도시 컨설팅 및 기획

<정리 : 이세영 기자>

sev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1월29일 16시43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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