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EU·일본과 핵심광물 무역블록 추진…한국에도 동참 요구 커질 듯
'가격 하한' 설정에 반도체·배터리 등 분야 원가 부담 커질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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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조현 외교부 장관이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핵심광물 장관급회의에 참석해 있다. 2026.2.5 [외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민선희 기자 = 미국이 핵심광물 공급망 재편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공급망 다변화라는 전략적 과제와 기업 부담 가중 우려 사이에서 고심하고 있다.
18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현 장관은 최근 방미 기간 미국 국무부가 주최한 핵심광물 공급망 분야 장관급 회의에 참석했다.
이번 회의에는 56개국이 참여했으며 미국 측에서는 경제·안보라인 핵심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공급망 재편에 대한 강한 정책 의지를 드러냈다.
JD 밴스 미 부통령은 "지난 1년간 우리 경제가 핵심 광물에 얼마나 크게 의존하고 있는지를 많은 이들이 뼈저리게 알게 됐다"며 '핵심광물 무역블록' 구상을 밝혔다.
지난해 미·중 관세 갈등 과정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로 취약성이 드러난 만큼, 동맹과 우방국을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해 대중(對中)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무역블록 내에서 일정 수준의 가격 하한(price floor)을 설정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과잉 생산과 저가 공세로 신규 광산 개발이나 프로젝트가 좌초되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 일정 가격을 보장하는 다자 무역 체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밴스 부통령은 관세 등을 가격 조정 수단으로 거론했으나 구체적인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일본, 유럽연합(EU) 등과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미국은 주요국과 핵심광물 관련 양자 양해각서(MOU) 체결도 확대하고 있다.
이미 MOU를 체결했거나 문안에 합의한 국가를 합하면 35개국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핵심광물 무역블록 참여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으며, 미국과의 양자 MOU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다만 미국이 '동맹국·파트너 국가 간 무역블록 형성을 원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한국을 향한 참여 압박도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입장에서도 공급망 다변화는 장기적으로 달성해야 할 과제다.
핵심 광물을 수입하는 데 있어 중국 등 특정국의 의존도가 높으면 구조적으로 산업 경쟁력과 안보 측면에서 취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미국 제안대로 가격 하한 등이 현실화할 경우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 우리 주력 산업의 원가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과의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생산비 상승은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 저하로도 이어질 수 있다.
중국의 보복 가능성과 대체 공급망의 실효성도 변수다.
중국은 미국이 추진하는 핵심광물 무역블록에 대해 "국제 경제·무역 질서 훼손에 반대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외교부는 미국 측 구상이 우리 기업의 공급망 다변화에 기회가 될 측면과 통상 환경에 미칠 부담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상섭 외교안보연구소 전략지역연구부 조교수는 최근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희토류 전략은 한국에 자원 안보 강화와 산업 경쟁력 제고, 외교적 지평 확대라는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중국과의 균형 외교와 국내 산업기반 조정이라는 과제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산업기반을 재조정하기 위해 가장 우선 고려해야 할 과제는 핵심광물 공급망의 '탈중국화'와 안정적인 대체선 확보"라며 우방국과의 자원 협력 확대뿐 아니라 정련·가공 역량의 내재화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su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2월18일 07시01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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