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선박격침에 사망한 트리니다드人 유가족 美정부상대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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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 "베네수서 일하고 돌아오다 참변…무장단체 구성원 아냐"

美시민단체 ACLU 소송지원…"민간인 의도적 살해한 전쟁범죄"

이미지 확대 미 해군이 공개한 '마약의심 선박' 격침 전 장면

미 해군이 공개한 '마약의심 선박' 격침 전 장면

[UPI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미군의 선박 공격으로 카리브해 해상에서 사망한 남미 트리니다드토바고 남성 2명의 유가족이 27일(현지시간) 미국 법원에서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미 매사추세츠연방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4일 미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보트에서 사망한 트리니다드토바고인 채드 조셉(26)과 리시 사마루(41)의 유가족은 이들 2명이 전쟁범죄에 해당하는 미국의 군사공격으로 공해상에서 부당하게 사망했다며 이날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트리니다드토바고는 베네수엘라에 인접한 섬나라로, 인구 150만명 안팎의 소국이다.

유가족은 소장에서 두 사람이 구체적이고 심각한 위협을 초래하는 활동에 관여하지도 않았는데도 미군이 국제법 규범을 위반해 두 사람을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두 사람은 조직화된 무장단체의 구성원이 아니었고 미국에 대한 군사적 적대 행위에 직접 참여하지도 않은 민간인인데 미군이 이들을 의도적으로 살해했다며 "이는 제네바 협약의 중대한 위반이자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미군은 마약 밀매를 차단하겠다는 명목으로 지난 9월 이후 카리브해에서 마약 운반선으로 의심되는 선박을 미사일로 격침해왔다.

국제사회는 물론 미국 내에서도 이 같은 공격 행위에 대한 법적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주장이 제기돼왔지만, 미 국방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남미 마약 카르텔을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기 때문에 정당한 군사력 사용이라는 입장을 유지해오고 있다.

유족의 소송을 도운 시민단체 미국시민자유연합(ACLU)은 이날 성명을 내고 "지난해 9월 이후 미군의 유사한 보트 공격으로 최소 125명이 사망했다"며 "이는 명백한 불법"이라고 밝혔다.

소송을 대리한 ACLU의 브렛 맥스 카우프만은 성명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트 공격은 세계 어느 곳에서든 자신들이 처벌받지 않고 권력을 남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극악무도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시민단체 헌법권리센터의 바헤르 아즈미 법률 이사는 "어떤 국가든 치명적인 군사력을 배치하기 위해 '전쟁'이 존재한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하는 것은 터무니없고 위험하다"며 "이것은 냉혈한 불법 살인, 재미를 위한 살인, 쇼를 위한 살인"이라고 비판했다

ACLU에 따르면 조셉은 아내와 세 자녀를 부양하기 위해 베네수엘라에서 어업 및 농장 일을 했으며 공격 이틀 전 가족에게 트리니다드토바고로 돌아가는 배편을 찾았다는 연락을 한 뒤 미군 공격으로 사망했다.

사마루는 2025년 8월 베네수엘라의 한 농장에서 염소와 소를 돌보는 일을 했다고 가족에게 알렸으며, 공격 이틀 전인 10월 12일 가족과의 통화에서 와병 중인 모친을 돌보고자 트리니다드토바고로 돌아올 예정임을 알려왔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ACLU는 미국 시민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미국 내 모든 연방법원에 해사(海事)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pa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1월28일 05시58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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