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정상과 연쇄통화한 中…서방 논리 탈피하며 3각구도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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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균형잡기' 외교 주목…전문가 "치밀하게 선택한 전략적 타이밍"

11월 中APEC 집결 여부도 관심…"러에 치우친 中 조정자 역할은 한계"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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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러 정상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러시아 정상과의 연쇄 통화로 미중 간 대결 구도로 치우치던 국제질서에서 미중러 3각 구도가 새삼 부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올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러 정상이 집결할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개최국인 중국의 외교 셈법에도 관심이 쏠린다.

시 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같은 날 연이어 소통한 것은 중국 측의 분명한 의도가 반영된 것이었다고 전문가 분석을 토대로 홍콩 성도일보가 6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번 연쇄 통화가 매우 의미심장할 뿐만 아니라 서방의 진영 논리에서 벗어난 미중러 3각 구도를 부각하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전했다.

왕이웨이 중국 인민대 국제사무연구소 소장은 "이번 통화는 중국의 수동적 대응이 아니라 중국이 치밀하게 선택한 전략적 타이밍에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미러 간 전략 핵무기를 제한하는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 종료 직전에 정상 간 연쇄 통화라는 외교적 연출을 선보였다.

나아가 전쟁 장기화로 인한 외교·군사적 부담이 커진 러시아, 이란과의 군사적 충돌 위기가 고조된 미국 사이에서 '중간 조정자 역할'을 강조하는 듯한 인상을 남겼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시 주석이 같은 날 미러 정상과 소통한 것은 강대국 간 조율을 촉진하고 글로벌 전략적 안정을 유지하려는 중국의 결단과 행동을 잘 보여준다"고 치켜세웠다.

전문가들은 중미 정상 간 통화 내용 중 트럼프 대통령 측의 발언에 '임기'가 들어간 부분에도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소통을 유지하고 내 임기 동안 미중 관계를 더 양호하고 안정적으로 유지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소개했다.

왕 소장은 "이 발언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중간선거 승리라는 현실적인 인식이 반영돼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중국과의 관계를 안정시켜야 하고 4월에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미지 확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시 주석의 '균형잡기'에 주목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단일 패권주의에 맞서는 전략으로서의 가능성을 분석했다.

중국이 점점 다극화돼가는 세계에서 안정성과 균형에 기반한 입지를 취하려 한다는 것이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의 아르툠 루킨 교수는 "이제 중국이 강대국 삼각 구도의 핵심으로 위치하려 한다는 의미일까, 어쩌면 그렇다"고 말했다.

올해 11월 중국 남부 선전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미중러 3개국 정상이 집결할 가능성이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푸틴 대통령은 이미 이 행사에 대한 지지와 참석 의사를 표명했다.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간 통화에서도 이와 관련된 언급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에서는 중국의 자임하려는 조정자 역할에 대한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중국 입장이 러시아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자명하고 서방 국가들이 중국 체제를 여전히 불안정하다고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에 있는 런민대 국제관계학과의 스인훙 교수는 미중러 연쇄 통화와 관련해 "드물지만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면서 "중국은 러시아 쪽 저울에 놓인 추였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 4일 오후(현지시간) 푸틴 대통령과 화상 회담을 마친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나눴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를 앞두고 통화하는 전통에 따라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과 화상 회담을 진행했으며, 의제는 경제와 에너지 분야의 협력 확대에 초점이 맞춰졌다.

미국과의 대화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4월 방중, 대만 문제, 러시아 전쟁, 중국의 미국 석유 및 가스 구매, 중국의 추가 농산물 구매 검토, 항공기 엔진 공급 등이 다양하게 논의됐다.

이미지 확대 화상회담 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화상회담 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CCTV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suki@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2월06일 16시28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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