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 의혹에 왕자칭호 뺏긴 앤드루, 왕위계승권도 박탈위기

2 hours ago 2

의회 입법 필요…정부, 경찰 수사 마무리 후 법안 처리 검토

이미지 확대 앤드루 마운트배튼 윈저

앤드루 마운트배튼 윈저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영국 정부가 엡스타인 스캔들에 연루된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동생 앤드루 마운트배튼 윈저를 왕위 계승 서열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앤드루의 왕자 칭호와 훈장 등을 박탈하고 왕실 거주지에서 쫓아낸 데 이어 왕실과의 고리를 다시 한번 단절하려는 조치다.

가디언과 BBC 등 영국 언론들은 20일(현지시간) 정부가 앤드루에 대한 경찰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그의 왕위 계승권을 박탈하는 법안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앤드루는 미국의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친분을 유지하며 버지니아 주프레가 미성년일 때부터 여러 차례 강제로 성관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영국 경찰은 전날 앤드루를 공무상 부정행위 혐의로 체포해 조사한 데 이어 그가 전에 살았던 왕실의 공식 거주지 로열 로지를 이틀째 수색하고 있다. 로열 로지는 왕실 자산을 관리하는 크라운 에스테이트가 소유한 윈저그레이트파크에 있는 방 30개짜리 저택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영국 경찰은 앤드루의 경호를 담당했던 이들과도 접촉해 근무 기간 목격한 내용을 조사 중이다.

영국에서 왕족이 체포돼 구금된 것은 379년 만에 처음으로, 왕실 거주지가 수색 대상이 된 것도 왕실로서는 돌이킬 수 없는 수치로 평가된다.

앤드루는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영국 내부에서는 왕실의 대처가 미흡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앤드루를 왕위 계승 순위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압박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앤드루의 왕위 계승 서열은 찰스 3세의 두 아들과 손주들에 이어 8위로 실제로 그가 왕위를 이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싸늘해진 여론은 만에 하나 앤드루가 왕위를 계승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는 기류다.

역사학자 데이비드 올루소가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와 왕실 내부에서 이번 위기와 군주제 사이에 방화벽을 세우려는 절박한 요구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앤드루 문제가 영국의 입헌군주제를 흔들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 문제에 확실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는 것이다.

왕위 계승 서열을 손보려면 의회의 입법 절차가 뒤따라야 한다. 국왕 찰스 3세의 승인과 더불어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영연방 국가의 합의도 필요하다.

가디언은 정부가 경찰 조사가 끝나는 대로 이런 조치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했다.

원내 제3당인 자유민주당의 에드 데이비 대표는 "왕실로서는 그가 절대로 왕이 될 수 없도록 확실히 해두고 싶을 것이기에 의회가 적절한 시기에 이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집권 노동당의 레이철 마스켈 의원도 "이미 공개된 증거를 보면 왕위 계승권은 물론 모든 작위를 박탈해야 하는 것이 분명하다"며 "이를 위한 법안이 통과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잭 폴란스키 녹색당 대표는 이번 사건이 군주제 폐지를 앞당길 수 있다고 기대하기도 했다고 영국 언론들이 전했다.

eshiny@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2월21일 15시57분 송고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