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비대위' 불발 해석분분…의협 집행부 재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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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임시대의원 총회서 비대위 설치 안건 부결

일부 '재신임' 해석에도 '탄핵 요구' 목소리 더 커

내부 분열 장기화로 '하나된 목소리 어렵다' 우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이 28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2026년도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6.02.28.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이 28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2026년도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6.02.28. [email protected]


의대 정원 증원 등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설치 안건이 부결된 가운데, 이를 현 집행부에 대한 재신임으로 보기 어렵다는 해석이 의료계 안팎에서 우세하다. 오히려 이번 결과는 김택우 회장 체제에 대한 불신과 리더십 상실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더 힘을 얻고 있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28일 열린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비대위 설치 안건을 상정했으나 최종 부결됐다.

해당 안건은 반대 97표, 찬성 24표, 반대 4표로 부결되면서, 의협은 김택우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 집행부와 범의료계 대책위원회(범대위) 체제를 유지하며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대응하기로 했다.

일부에서는 비대위로 전환하지 않고 현 집행부 체제를 유지한 점을 들어 사실상의 '재신임'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 내부에서는 이러한 해석에 동의하지 않는 목소리가 더 크게 나오고 있다. 비대위 설치 자체가 무산된 것이 현 집행부에 대한 신뢰 유지를 의미하기보다는, 지도부 책임을 보다 직접적으로 묻는 탄핵 요구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특히 비대위 설치 안건이 아니라 김택우 회장에 대한 책임론이 의료계 내부에서 나오면서, 지도부의 리더십이 이미 상당 부분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비대위가 부결됐다고 해서 김 회장 체제가 안정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오히려 내부 불만이 정리되지 않은 채 분출된 결과"라고 말했다.

앞서 김택우 회장은 사퇴는 없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김 회장은 지난 20일 회원들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집행부 총사퇴 등 거취에 대해 거듭 고심했다"면서도 "집행부의 공백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보건의료정책 논의에서 의료계 대표가 부재하게 됨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표결 결과로 의료계 내부는 '찬탁'과 '반탁' 구도로 나뉘며 혼선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기존 집행부를 흔들림 없이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과 지도부 책임을 묻고 새로운 구도를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충돌하면서 단일한 대응 전략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도 김택우 회장은 현 집행부를 통한 대정부 전략을 고집하고 있다. 그는 지난 28일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지난 25일 보건복지부가 협회의 의정협의체 제안을 공식 수용했다"며 "3월 중 출범을 목표로 구체적인 운영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필수의료 적정 보상, 의료사고 형사처벌 면책 법제화, 면허취소법 등 이른바 악법 개선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이 28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2026년도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해있다. 2026.02.28.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이 28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2026년도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해있다. 2026.02.28. [email protected]

하지만 의료계 내부에서는 이같은 약속 만으로 현 상황을 수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지도부에 대한 신뢰가 약화된 상태에서 대정부 협상과 투쟁을 동시에 이끌어갈 신임을 잃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의료계 내분의 반발이 치명적이다.

지난 12일 김은식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부회장은 전날 밤 늦게 열린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에 참석한 후 내부 메신저를 통해 김택우 의협 회장과 집행부에 사퇴를 촉구했다.

김 부회장은 "의대 증원이 전공의와 학생들의 뜻과 다르게 결정됐음에도 불구하고 김택우 회장과 의협 집행부는 어떤 계획도 없고 그저 위기만 모면하기 위한 면피성 행동만 하는데 급급해 하고 있다"며 "무능한 줄 알면 물러날 줄 알아야 함에도 뻔뻔하게 자리 보전에 매달리는 김택우 회장과 집행부는 반성하고 모두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이런 상황에서 의협의 대정부 투쟁 동력은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 분열이 장기화될 경우 향후 의료계가 정부 정책에 대해 일관된 입장을 유지하기 어렵고, 협상력 역시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의협은 당분간 범대위 중심의 대응을 유지할 방침이지만, 김택우 회장이 흔들리는 리더십 속에서 의료계를 하나로 묶고 투쟁과 협상을 병행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편, 지난 10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은 향후 5년간 의대 정원을 연평균 668명 늘리기로 확정했다. 보정심 위원장은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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