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려고 조기복귀했나"…의대 24학번의 '허탈한 더블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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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진급 없는 '교양자율이수' 학기 신설

특정 학번만 학사 공백 주장…"약속과 달라"

학교측 "학년제로 운영…수업하기 어려워"

[서울=뉴시스] 충남대학교 의과대학이 학생들에게 설명한 학사일정. (사진= 독자 제공)

[서울=뉴시스] 충남대학교 의과대학이 학생들에게 설명한 학사일정. (사진= 독자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충남대학교 의과대학이 전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하며 집단 휴학했던 의예과 24학번 학생 67명에 2026학년도 2학기를 '교양자율이수' 학기로 운영하겠다고 안내한 것으로 파악됐다.

학생들은 학교측의 이 같은 결정은 사실상 휴학을 종용하는 것과 다름 없으며, 결과적으로 본과 진급이 늦어지게 됐다고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충남대학교 의과대학은 24학번 학생들에게 2026학년도 2학기 전체를 '교양자율이수' 학기로 운영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학사일정을 통보했다.

학교측에 따르면 이 기간은 '초과 학기'로 교양 수업을 듣지 않으면 등록금을 내지는 않아도 재적 상태가 유지된다.

이와 관련, 학생들은 이렇게 되면 24학번은 전공 교과목을 들을 수 없어 진급도 못하고 학적만 유지하게 되는 것으로 해당 학기는 6개월간 학업이 중단되는 사실상 '강제 휴학'과 다름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24학번 학부모 A씨는 "본과 진급이 늦어지게 되는 구조로 학생들에게는 6개월간 실질적인 학업 중단 기간에 해당한다"며 "학교가 24·25학번의 동시 본과 진입을 위해 의도적으로 공백 학기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학기 운영 방식은 학교 학칙이나 고등교육법에도 규정돼 있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충남대 의예과 24학번 학생들이 외부 법률자문을 받아본 결과 '실질적으로 휴학을 강제하는 효과가 있으며, 특정 학번에만 적용될 경우 평등권, 학습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24학번 학생은 "학교측에서 '자율'이라고 했지만 실질적으로 본과 진급이 막힌 상태에서 수강할 강의가 없어 휴학 외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므로 강제휴학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충남대 24학번 의예과 학생들은 지난해 의정갈등으로 인한 집단 휴학 당시 전국 의대생 중 가장 빠른 4월에 복귀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전국 의대생 복귀 선언보다 석달 빠른 것이었다. 충남대 24학번 의예과 학생들은 당시 4월까지 복귀하면 한 한기 일찍 졸업 시켜 주겠다는 교육부 말을 믿고 비난 여론도 참아가며 지난해 조기 복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조기 복귀 당시 학교측의 약속이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는 게 학생들측 입장이다.

학생들은 학교측이 학부모 설명회와 서한문 등을 통해 24학번이 조기 복귀할 경우 25학번과의 더블링(동시수업)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5.5년제 학기제를 도입해 25학번보다 한 학기 더 빨리 진급할 수 있도록 운영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하계 계절학기에도 전공과목 등 필수 이수 교과목 개설을 지원해 빠른 진급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했으나 이 역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24학번 관계자는 "학교는 복귀 당시 더블링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결과적으로 24학번은 25학번과 같은 시기에 수업을 듣는 '더블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같은 시기 유사한 학사 상황을 겪은 23학번과 25학번은 계절학기, 특별학기, 한시적 학사 유연화 등을 통해 정상 진급 경로가 열려 있었던 반면 24학번만 반복적으로 이러한 조치에서 제외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학교측은 24학번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학칙상 학년제로 이뤄지고 있고, 교수도 부족해 먼저 24학번만 먼저 진급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다. 시민단체 등에서는 조기 입학을 특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충남대학교 관계자는 "5.5년제는 교육부가 전국 의대생의 전면 조기 복귀를 전제로 내 건 것이었는데, 당시 제시했던 기간까지 전원 복귀가 되지 않아 무산돼 학교가 자체적으로 하기 힘들다"며 "교육과정 운영자체가 1년 단위, 학년제로 이뤄지고 있고 교수들도 24학번을 따로 수업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아 내년 1학기에 25학번과 함께 진급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따로 진급을 하게 되면 앞으로 본과 4년 동안 수업을 한 학기씩 더 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며 "다른 의대들도 24학번과 25학번이 2027학년도 1학기에 본과에 함께 진급하게 되는데 조기 복귀했다는 명분으로 요구를 하고 있어 들어주기가 힘들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24학번 관계자는 "학교가 제시한 의과대학 법적 수업연한은 예과 2년, 4개 학기라고 돼 있는데 지난해 하계 계절학기를 열어 줬다면 올해 1학기까지 예과를 마치고 2학기에는 진급이 가능했을 것"이라며 "24학번은 지난해 1학기에 복귀했음에도 학교가 약속도 지키지 않고, 24·25학번을 동시에 진급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24학번의 진급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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