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의사 수·건강수명 차이 커…'서울로, 서울로' 원정진료도 계속
복지장관 "지역·필수·공공의료 개혁 위한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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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과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각각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6.2.10 see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유선 성서호 김잔디 권지현 기자 = 정부가 긴 의정 갈등의 터널에서 벗어난 뒤 다시 지난한 논의 끝에 의대 정원을 늘린 배경으로는 지역 간 의료 격차와 필수·공공의료의 붕괴 위기가 꼽힌다.
인구 고령화로 의료 수요가 증가하는 와중에도 필수의료 과목에서는 갈수록 의사를 구하기 힘들고, 서울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인력 등 의료 요건이 악화해서다.
의료계가 정원 확대를 통해 의사 수를 늘려도 이상적인 지역 배분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 우려하는 가운데 정부는 늘어난 정원을 전부 '의무 복무형' 지역의사로 양성함으로써 지역 간 의료 격차를 줄인다는 방침이다.
◇ 초유의 장기 의정 갈등 겪었지만…'지필공' 붕괴에 증원 재추진
보건복지부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7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회의를 열고, 2027년 490명, 2028∼2029년 각 613명, 2030년 이후 매년 813명 등 5년간 증원 규모를 총 3천342명(연평균 668명)으로 정했다.
이번에 양성되는 기존 의대의 신규 의사 증원 인력은 지역의사제도에 따라 지역의사로 선발된다.
정부는 앞서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종전보다 2천명 많은 5천58명으로 늘렸다가 의료계의 거센 저항에 부딪혔다.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과 의대생들의 교육 현장 이탈 등 1년 반이 넘는 초유의 의정 갈등을 겪은 후에도 정부는 다시금 정원 증원을 추진했다.
전공의들이 복귀했음에도 여전히 취약한 '지필공'(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는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 중 하나다.
정부가 이번 의사 인력 양성 규모 심의 기준의 첫 번째로 꼽은 것 역시 지역 의료 격차와 필수·공공의료 인력 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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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강증진개발원 제공]
◇ 지역별 의사 수·건강수명 차이 커…치료 가능 사망자, 지방으로 갈수록 ↑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신고 현황을 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의사 수는 14만240명이고, 활동 의사 수는 11만5천748명이다. 인구 1천명당 의사 수가 2.2명인 셈이다.
그러나 지역별로는 격차가 크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현재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만 따졌을 때 인구 1천명당 의사 수는 서울이 1.28명인 반면 경북(0.43명)과 충남(0.45명), 전남(0.51명)에서는 0.5명 수준에 그친다.
2022년 기준 지역별 건강수명은 서울이 70.81세였으나 전남은 68.34세, 전북은 68.68세, 경남은 69.22세 등으로 70세를 밑돌았다. 즉 아프지 않고 살 수 있는 기간이 서울에서는 70세를 넘지만, 지방 여러 곳에서는 그보다 짧다는 뜻이다.
2023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치료 가능 사망자 수는 서울이 39.6명, 충북이 49.9명, 강원이 49.2명이다. 치료가 시의적절하고 효과적으로 이뤄졌다면 살 수 있었던 사람의 수가 지방으로 갈수록 많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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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 상급병원 절반 가까이가 수도권 소재…계속되는 서울 원정 진료
서울에 많은 보건의료 인프라가 몰려있기 때문에 '원정 진료'도 끊이지 않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4 지역별 의료이용 통계연보'를 보면 그해 서울 소재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은 사람은 모두 1천503만여명으로, 이 가운데 623만5천명(41.5%)가량이 다른 지역에서 온 환자였다.
타지 환자들이 서울 의료기관에서 쓴 진료비는 10조8천55억원에 달했다.
서울 의료기관의 타지 환자 유입 비율은 2014년 36.3% 수준에서 꾸준히 상승해 2022년 이후엔 줄곧 40%대를 웃도는 형편이다.
이 밖에 의료기관 가운데 최상위 진료 여건을 갖춘 상급종합병원 47곳 중 23곳은 수도권(서울 14곳)에 몰려있다. 상급종합병원이 없는 시도는 전국에 4곳이나 된다.
또 도(道) 지역의 병원급 병상은 2021∼2025년 26.4%나 줄어 수도권 감소율(12.7%)의 두 배를 넘었다.
의사들의 수도권 유출도 심각한데, 서울 소재 수련병원의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65%, 산부인과 전공의 63%가 지역 출신이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이번 결정은 지역·필수·공공의료 개혁을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교육부 등 관계 부처와 긴밀히 협조해 의사 인력 양성과 관련 대책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soho@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2월10일 17시00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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