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등록률 저조한 고령층·포획 실적 보상 겹치며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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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개로 오인돼 인도적으로 처리(안락사)된 반려견 똑순이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김채린 수습기자 = 경기 김포시 대곶면에 사는 김모(71)씨에게 만삭의 진도 믹스견 똑순이(1)는 손녀 이상의 존재였다. 배우자와 자녀를 먼저 떠나보내고 4년간 홀로 지내다 맞은 유일한 가족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똑순이가 작년 11월 돌연 사라졌다. 김씨는 똑순이를 찾기 위해 밤낮없이 동네를 뒤졌으나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 실종 20여일 만에서야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가 똑순이와 똑 닮은 '유기견'을 보호 중이란 소식을 접했다. 서둘러 전화를 걸었지만, 수화기 너머로 돌아온 것은 이미 뱃속 새끼들과 함께 안락사됐다는 비보였다.
잠시 배변을 하러 집 밖으로 나섰던 똑순이는 들개로 오인돼 김포시청에 포획된 것이었다. 협회로 인계된 똑순이는 공고 기간 내 주인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도적으로 처리'됐다.
4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똑순이처럼 '길 잃은 반려견'이 '주인 없는 들개'로 오인돼 포획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동물보호단체 '더가치할개'에 따르면 2023년부터 작년 11월까지 전국 지자체에 잡혀 온 동물 2천856마리 가운데 1천474마리(51.6%)가 인도적으로 처리됐다. 여기에는 똑순이와 같은 오인 사례도 포함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똑순이는 평소 김씨가 견주임을 보여주는 목걸이를 차고 있었지만, 포획 당시에는 인식표가 없었다고 한다. 김포시청 관계자는 "똑순이에게 내장 인식칩이 발견되지 않아 주인 없는 들개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반려견에게 인식칩을 삽입·부착하게 하는 동물등록제도가 있지만 방법이 복잡해 고령층의 참여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2024년 동물복지 국민 의식조사를 보면 반려견 양육자의 동물 등록 이행률은 60대가 79.0%로, 80%대 초중반인 다른 연령대보다 낮았다.
전문가들은 지자체와 포획업자 간 '마리당 보상금' 계약 구조가 똑순이 사례와 같은 비극을 부추긴다고도 지적한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들개 포획을 외주업체에 맡기는데, 포획 실적에 따라 수입이 결정되는 구조라 업체가 반려견 여부를 꼼꼼히 확인할 동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현재 들개 포획 보상금은 1마리당 30만원 안팎이다.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의 김세현 대표는 "마리당 포상금 대신 월급제를 도입해 반려견이 무차별적으로 포획되지 않게 해야 한다"며 "포획과 안락사 비용을 아끼면 인식칩 삽입을 더 많이 지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honk0216@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1월04일 06시55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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