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비위 아닌 구조적 타살"…직원 사망에 공직사회 '들썩'
경찰 "불법 기부행위 여부 법리 검토중" 수사 마무리 수순
(수원=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경기도의회 사무처 직원의 사망이라는 비극을 부른 지방의회 국외출장비 의혹에 대한 수사가 1년여 만에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경찰이 조만간 남은 5개 지방의회에 대한 최종 수사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번 사태의 핵심인 지방의원들에 대한 사법 처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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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료사진]
8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수사 의뢰된 도내 19개 지방의회 중 경기도의회와 수원·안산·화성·광주시의회 등 5곳에 대한 막바지 수사를 진행 중이다.
나머지 14곳 중 혐의가 인정된 9곳은 검찰에 송치했고, 소명이 완료된 5곳은 불입건 종결했다.
수사가 1년 가까이 이어지는 동안 경기도의회 등 공직사회 내부에서는 파장이 적지 않았다.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던 도의회 7급 공무원 A씨가 지난달 20일 숨진 채 발견됐고, 이후 도의회에는 동료들의 근조 화환 행렬과 공무원 노조의 성명 발표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해준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이달 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안타까운 죽음은 단순 개인의 비극이 아니라 권한과 책임이 어긋난 지방의회 구조와 실무자에게만 책임 묻는 관행 때문"이라며 "윗선의 지시나 묵인 없이 항공료 부풀리기가 이뤄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개인 비위가 아닌 구조적 타살"이라며 "또다시 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저버리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경찰의 최종 수사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핵심은 국외출장의 당사자인 지방의원들의 개입이 있었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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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경찰청 제공]
경찰은 항공료를 부풀려 차액을 챙긴 '과다 청구'와, 이 과정에서 부족한 공무원들의 여비를 의원들이 대납해준 '불법 기부행위' 등 혐의를 두 갈래로 나눠 수사하고 있다.
앞서 수사가 마무리된 안양시의회의 경우, 시의원 6명이 사기 및 사문서 위조행사 등 혐의로 입건돼 검찰에 넘겨졌다. 항공료 과다 청구 과정에 직접 관여하거나 이를 인지하고 있었다는 증거가 확보된 사례다.
하지만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경기도의회의 경우는 다르다. 경찰은 도의원들이 과다 청구를 사전에 알았거나 지시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지만, 관련 증거는 아직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를 받은 여행사 관계자와 실무진 대부분이 "업계의 관행대로 처리했을 뿐 윗선의 지시는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어 증거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수사 마무리 단계인 현재도 도의원 가운데 입건자는 없다.
경찰 관계자는 "과다 청구 혐의를 적용하려면 의원들이 이를 인지했다는 증거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상 이를 뒷받침할 만한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남은 변수는 '불법 기부행위' 혐의 적용 여부다. 경찰은 현재 이 부분에 대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와 대검찰청에 유권 해석과 법리 검토를 의뢰해 둔 상태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선거구민 또는 이와 연고가 있는 자를 대상으로 한 지방의원의 기부 행위를 일절 금지하고 있다.
상급 기관의 법률적 판단이 내려지는 대로 경찰은 추가 입건 여부 등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stop@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2월08일 07시00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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