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항소심 내란재판부 가동…'노상원 수첩·계엄모의 시점' 쟁점

1 hour ago 2

특검, '노상원 수첩' 등 근거로 "즉흥 아닌 최소 1년 전부터 계엄 준비"

1심, 신빙성 인정 안해…특검-尹측 쌍방 항소 방침·2심서 재공방 전망

이미지 확대 '내란 우두머리 혐의' 윤석열 1심 선고공판

'내란 우두머리 혐의' 윤석열 1심 선고공판

(서울=연합뉴스) 1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12·3 비상계엄 관련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공판이 열리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26.2.19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된 윤석열 전 대통령 사건 항소심을 맡을 서울고법 내란재판부가 23일 가동되면서 향후 재판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항소심에서는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시점을 둘러싼 이른바 '노상원 수첩'이 핵심 쟁점의 하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계엄 모의·준비 시기, 장기 독재 계획 여부 등과 맞물려 형량 산정에 중요 변수로 손꼽힌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노상원 수첩' 등을 근거로 윤 전 대통령이 즉흥적으로 계엄을 선포한 게 아니며 장기 독재를 노리고 최소 1년 전부터 계엄을 준비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1심 재판부는 작성 시점과 내용 등을 토대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부분은 재판부가 내란 우두머리죄의 법정 최고형인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으로 형량을 정한 것과도 연결되는 만큼 2심에서도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특검팀과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번 주 중 나란히 항소장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로 지정된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 민성철 이동현 고법판사)와 형사12부(이승철 조진구 김민아 고법판사)는 23일부터 본격적으로 관련 업무를 시작한다.

내란 본류 사건보다 먼저 선고가 이뤄져 이미 서울고법에 접수된 윤 전 대통령 체포방해 사건은 이날 형사1부에 배당됐다. 내란 우두머리 사건도 서울고법에 접수되는 대로 내란재판부에 배당될 전망이다.

이미지 확대 지귀연 부장판사, '내란 우두머리 혐의' 윤석열 1심 무기징역 선고

지귀연 부장판사, '내란 우두머리 혐의' 윤석열 1심 무기징역 선고

(서울=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지귀연 부장판사가 1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판결 선고 주문을 낭독하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26.2.19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항소심 최대 쟁점으로는 윤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을 모의한 시기가 꼽힌다.

내란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이 장기 독재를 목적으로 최소 1년 전부터 계엄을 준비해왔다고 보고 당초 공소장을 변경해 이런 내용을 담았다. 이에 따라 특검이 보는 비상계엄 모의 시기는 기존 2024년 3월에서 2023년 10월로 앞당겨졌다.

특검팀 주장의 핵심 근거는 비상계엄 실행 전 준비계획과 실행 후 조치사항이 담겼다는 노상원 수첩이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최측근으로 통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의 수첩에 '여인형', '박안수' 등이 기재돼 있었고, 실제 2023년 10월 단행된 군사령관 인사에서 여인형이 국군방첩사령관으로, 박안수가 육군참모총장(계엄사령관)으로 각각 보직된 점을 들어 최소 이때부터 계엄을 준비했다는 주장이다.

수첩에는 '차기 대선에 대비 모든 좌파 세력 붕괴', '행사 후, 국회, 정치개혁, 민심관리 1년 정도, 헌법개정(재선∼3선)', '집권하는 방안, 후계자는?' 등의 문구도 적혀 있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노 전 사령관이 해당 수첩을 언제 작성됐는지 정확한 작성 시기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인사 이후 내용이 작성됐을 가능성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수첩이 발견된 장소에도 주목했다. 경찰은 계엄 선포 12일 뒤인 2024년 12월 15일 노 전 사령관 모친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던 중 책상 위에 놓인 수첩을 발견했다.

재판부는 "만약 피고인이 2023년 10월 이전부터 계엄을 계획하고 이를 김용현에게, 그리고 김용현을 통해 윤석열에게 전달했다면 수첩은 계엄 선포 1년 전부터 이를 준비하고 계획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수사기관에서 발견하기 쉬운 모친 주거지 책상 위에 그대로 두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미지 확대 '내란 우두머리 혐의' 윤석열 1심 선고공판

'내란 우두머리 혐의' 윤석열 1심 선고공판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해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26.2.19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1심 재판부는 2023년 12월 대통령 관저 만찬부터 2024년 8월까지 총 6차례 군 수뇌부와 회동도 비상계엄과 직접 관련은 없다고 판단했다. 당시 회동에서 비상계엄과 관련한 언급이 있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윤석열이 (국회의 활동을 무력화시키기로) 마음먹은 정확한 시기는 파악하기 어려우나 늦어도 2024년 12월 1일께는 그런 결심이 외부로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이틀 전인 12월 1일 계엄 선포 결심을 굳히고 세부적인 내용을 김 전 장관에게 일임했다는 것이다.

재판부가 사실상 윤 전 대통령이 우발적으로 계엄을 선포한 것으로 보고 이를 양형에 반영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검팀은 사형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무기징역을 선고하면서 "아주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이지 않고 대부분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

재판부는 "검사는 윤석열이 약 1년 전부터 비상계엄 선포로 장기독재를 하려는 의도를 갖고 내외적 여건을 조성하다 여의찮게 되자 비상계엄에 이르게 된 것이라는 주장이나, 그러한 경위 및 과정을 인정할 증거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특검팀은 이같이 1심에서 인정 안 된 계엄 준비 및 모의 시기 등을 문제 삼아 항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선고 당일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양형과 사실인정에 관해서는 상당히 아쉽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특검팀은 이날 항소 여부 결정을 위해 특검보와 부장검사급 이상 전원이 참석하는 회의를 연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도 이번 주 항소할 예정이다.

already@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2월23일 12시42분 송고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