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손으로 맞선다"…강경 탄압에 절박하게 싸우는 이란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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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군이 죽이고 또 죽여…구호만 외치다 죽어가는 일방적 전쟁"

이미지 확대 지난 12일 테헤란에서 열린 이란 반정부 시위

지난 12일 테헤란에서 열린 이란 반정부 시위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제 눈으로 봤어요. 그들은 시위대 대열을 향해 직접 조준 사격했고, 사람들은 서 있던 자리에서 그대로 쓰러졌습니다."

지난 며칠 동안 경제난 악화에 항의하며 이란 남부 한 소도시에서 시위를 벌여온 40대 초반 오미드(가명)는 떨리는 목소리로 시위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보안군이 비무장 시위대를 향해 소총으로 발포했다며 "우리는 맨손으로 잔혹한 정권과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BBC 방송은 지난주 이란 반정부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한 이후 보안군이 자행한 폭력적 진압에 대한 현장의 여러 증언을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테헤란 출신 한 여성은 전국에서 최대 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난 지난 8일은 '심판의 날', 이어 보안군의 잔혹한 진압이 본격화한 그다음 날은 '피의 날' 같았다고 회상했다.

이 여성은 "테헤란 외곽 동네까지 시위대로 가득 찼다"며 "하지만 보안군은 죽이고, 죽이고, 죽이고 또 죽이기만 했다. 그 광경을 목격하고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 의욕을 완전히 잃었다"리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 지난 8일 테헤란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 도중 불타는 차량

지난 8일 테헤란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 도중 불타는 차량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테헤란 도심이 시위대와 보안군이 거리에서 대치하는 전쟁터 같았다면서도 "전쟁에서는 양측 모두 무기가 있지만, 여기서 사람들은 구호만 외치다 죽어간다"며 "이것은 일방적인 전쟁"이라고 강조했다.

테헤란 서쪽 도시 파르디스의 목격자들에 따르면 지난 9일 거리에 갑자기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산하 민병대 대원들이 나타나 시위대를 공격했다.

이들은 제복을 입고 오토바이를 탄 채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사했으며, 골목으로 번호판 없는 차들이 들어와 시위에 참여하지 않은 주민에게도 총을 쐈다.

한 목격자는 "골목마다 두세 명씩은 죽었다"고 증언했다.

BBC는 "제보자들은 이란 내부 실상이 외부 세계에서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며, 국제 언론이 보도한 사망자 수는 실제의 극히 일부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이란 당국은 인터넷 접속을 차단했으며 외신의 이란 내 취재도 제한된 상황이다. 현재 BBC의 페르시아어 뉴스 채널인 BBC 페르시아도 현지 보도가 금지됐다.

현지 상황 파악을 위해 주로 인권 단체들의 정보에 의존하고 있다. 노르웨이 기반 단체 이란인권(IHR)에 따르면 이날 발표 기준 이번 시위로 18세 미만 아동 9명을 포함해 최소 648명이 사망했다.

BBC는 이 수치를 독립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란 당국은 아직 공식적인 사망자 통계를 내놓지 않고 있다.

ric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1월13일 08시44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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