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헌문란 목적·폭동 행위' 내란죄 구성요건 충족 판단…"국회 상당기간 마비시키려 해"
'공동목적' 집합범 인정…"尹 계엄 당시 군 철수 계획 없었다" '경고성 계엄' 주장 배척
이미지 확대
(서울=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지귀연 부장판사가 1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판결 선고 주문을 낭독하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26.2.19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이도흔 기자 = 법원은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회 활동을 상당 시간 마비시킬 목적으로 폭동 행위를 일으켰다며 내란 우두머리죄를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이날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면서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포고령을 발령해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에 군을 투입한 일련의 행위가 형법상 내란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국헌 문란'이라는 목적과 '폭동'이라는 형법 87조 내란죄 성립 요건을 모두 충족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우선 "피고인 윤석열의 목적은 국회로 군대를 보내서 국회의사당을 봉쇄하고,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 등 주요 인사를 체포해 국회의원들이 모여서 토의하거나 의결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었다"며 "즉, 국회의 활동을 저지하거나 마비시켜 국회가 상당 기간 그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만들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에 충분하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그간 '경고성 계엄'을 선포하고 국회에는 질서 유지, 선관위에는 시스템 점검 차원에서 군을 투입했을 뿐이라고 주장해왔으나, 재판부는 계엄 선포문의 내용과 당시 군 병력에 부여된 임무를 근거로 이런 주장을 배척했다.
재판부는 "계엄 선포문에 '반국가세력인 국회', '척결'이라는 등의 표현이 명시적으로 있고, 포고령에는 '국회의 활동을 금지', '정치활동을 금지', '이를 어길 시 처벌' 등의 표현이 있다"며 "국회의 활동을 저지하거나 마비시키려는 목적이 그 자체로 뚜렷하다"고 강조했다.
당시 군의 정예부대인 특수전사령부나 수도방위사령부가 부여받은 임무 자체가 국회를 봉쇄하거나 주변을 경계하는 것이었던 점을 보더라도 국회 마비의 목적이 뚜렷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히 윤 전 대통령 등이 군을 언제 국회에서 철수시킬지를 계획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상당 기간' 국회 활동을 마비시키려 했던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윤석열 등의 마음 먹기에 따라서 군의 철수와 국회 활동 재개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었다는 설명이다.
재판부는 내란죄의 세계사적 연혁과 해외 사례 등을 언급하며 대통령도 내란죄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 뒤 그 대표적 사례가 '군을 동원해 강제로 의회를 점령하거나 의원들을 체포하는 등의 행위'라고도 강조했다.
또 비상계엄 선포는 헌법상 권한으로서 그 행위 자체가 내란죄는 아니지만, 그 내용을 살펴서 헌법기관의 기능을 상당 기간 마비시키려는 목적이었다면 내란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비상계엄 사태의 내란죄 판단에 있어서 핵심은 '군을 국회로 보낸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헌법이 정한 권한을 행사하겠다면서 헌법에 역할과 기능이 규정된 헌법기관을 마비·저지시킨다는 행위는 성립할 수 없어 모순되며 위법하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미지 확대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26.2.19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재판부는 계엄 당시 벌어진 일련의 행위가 '폭동'에 해당한다고도 판단했다.
재판부는 "비상계엄 선포, 포고령 공고, 국회 봉쇄 행위, 국회의원 및 정치인 등 체포조 편성 및 운영, 선관위 등 점거, 서버 반출 및 직원 등 체포 시도 등은 모두 다 합쳐서 그 자체로 폭동 행위에 해당한다"며 "이는 대한민국 전역, 적어도 국회와 선관위 등이 위치한 서울과 수도권 등의 평화를 평온을 해할 정도의 위력이 있었다고 봄이 상당(타당)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1997년 전두환 신군부의 내란 사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에 등장하는 법리를 언급하기도 했다. 해당 판례는 "형법 87조에서 정하는 폭동이란, 다수인이 결합해 폭행 또는 협박하는 것을 말하고, 여기서 폭행 또는 협박은 일체의 유형력 행사나 외포심(두려움)을 생기게 하는 해악의 고지를 의미하는 최광의(가장 넒은 범위)의 것"이라고 규정한다.
이날 재판부는 "폭동이란 최광의의 폭행이나 협박"이라며 "군이 무장을 해서 국회로 출동하는 자체, 헬기 등을 타거나 담을 넘어서 국회로 진입하는 자체, 그 안에 있는 관리자들과 몸싸움을 하는 자체, 심지어 체포를 위해서 장구를 갖추고 다수가 차량을 이용해서 국회로 출동하는 행위 자체 등 대부분의 행위가 모두 폭동에 포섭이 된다"고 강조했다.
또 재판부는 집합범으로서 내란 범죄가 성립한다고 봤다. 집합범은 다수인이 동일한 방향에서 같은 목표를 향해 공동으로 행하는 범죄를 가리킨다. 즉 일정 규모 이상의 다수가 결합해 함께 저지르는 범죄다. 재판부는 국헌 문란 목적에 대해 인식을 공유한 사실까지 인정돼야 내란범이 성립하는데, 이에 대한 인식의 공유는 미필적인 정도로 충분하며, 암묵적 의사소통으로도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이날 내란죄가 인정된 피고인들은 모두 집합범으로서 인정되고 역할에 따라 우두머리와 중요임무 종사로 나뉘어 유죄가 인정됐다.
already@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2월19일 18시13분 송고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