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소득 95%가 생활비로 증발…자산 격차가 낳은 '체감 분배'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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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원형민 기자 = 한국은행과 국가데이터처, 금융감독원이 4일 발표한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순자산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순자산 지니계수는 0.625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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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지난 10여년간 우리나라의 공식적인 소득 분배 지표는 꾸준히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국민 10명 중 9명은 여전히 소득 격차가 크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지표와 체감 사이의 괴리'는 자산 불평등 심화와 필수 생활비 부담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2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한국의 소득 분배와 체감 분배 간 괴리에 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가처분 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2011년 0.388에서 2023년 0.324로 낮아지며 객관적인 분배 지표는 개선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국민의 주관적 불평등 인식은 오히려 악화하거나 정체된 상태다. 2024년 조사 기준 국민의 92.4%가 "한국은 소득 격차가 크다"고 응답했으며, 약 60%는 지난 10년간 불평등이 오히려 늘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벌어도 남는 게 없다"…저소득층 짓누르는 '식비 부담'
국민들이 분배 개선을 체감하지 못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버거운 생활비'다. 보고서는 저소득층의 소득 대비 지출 부담이 고소득층보다 훨씬 커 실제 가용할 수 있는 소득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2023년 기준 경상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는 번 돈의 95.6%를 생활비로 지출해 흑자액이 4.4%에 불과했다. 반면 상위 20%(5분위) 가구는 소득의 53.2%만 지출하고 나머지 46.8%를 저축이나 투자 등으로 남길 수 있었다. 특히 식료품비 부담이 컸는데, 소득 1분위는 소득의 약 30%를 식비로 쓰는 반면 5분위는 10% 정도만 지출해 저소득층의 삶의 질을 제약하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었다.
◇ "내 집 마련 요원"…자산 격차가 불평등 인식의 핵심
노동 소득만으로는 자산 축적이 어려워진 현실도 체감 분배를 악화시키는 결정적 요인이다. 보고서는 소득 분배 개선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자산 불평등이 심화하면서 미래 경제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금 상승률보다 주택 가격 상승률이 훨씬 가팔라지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모아 아파트를 구입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특히 자산을 보유하지 못한 중간 소득 가구(중산층)의 경우, 소득 수준은 유지되더라도 자산 격차로 인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 분배 인식에 강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과거 사회적 지위를 결정했던 노동시장 보상이 이제는 자산 보유 가능성으로 대체됐다"고 진단했다.
◇ 중산층까지 아우르는 '포괄적 사회보장' 필요
연구팀은 체감 분배 개선을 위해 정책 대상을 '저소득·저자산 집단'과 '중간 소득자 집단'으로 나누어 맞춤형 대책을 제안했다.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계급여 상향과 급여 수준 현실화, 농식품 바우처 확대 등을 통해 기본적인 생활 유동성을 확보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산층에 대해서는 자산 축적 가능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 주택 공급 확대와 더불어 생애 첫 주택 구입 시 국가 보증 저리 대출이나 이자 보조금 지원 등 재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고혜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단순히 소득 지표를 개선하는 것을 넘어 국민들이 일상에서 마주하는 물가 부담과 자산 격차를 해소하는 정책적 노력이 병행돼야만 분배 개선의 온기가 국민들에게 전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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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3월02일 06시11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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